낙서장 67

원망의 관계

법륜스님의 말씀을 참 좋아합니다. 세상의 이치를 아는 분의 말씀에는 공감되는 지혜가 있어서인 듯 합니다. 가족의 관계 특히 부모, 자식의 관계가 원망의 관계라고 합니다. 자식이 부모님을 바라보면서 제대로 안 해 주셨다는 것에 대한 원망이 가득하다는 겁니다. 나의 욕심과 바램이 매번 너무 크다보니 불만이 큰 건 아닐까요? 나의 잘못이지만 부모님의 탓으로 해야 나의 맘이 편해지니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닐까요? 부부의 관계는 더 재미있습니다. 남편을 원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유는 부모, 자식간의 원망의 관계인 것과 비슷합니다. 서로의 바램이 너무 큽니다. 서로간의 잘못이 있겠지만, 남 탓으로 돌리다 보니 해결은 안되며 불만이 쌓이면서 원수 정도로 미움으로 커지는 거겠죠. 이럴 때 필요한 단어는 두 가지입니다..

낙서장 2023.09.05

아침 미소

출근하면 구내식당에서 아침 샐러드를 항상 챙겨 먹습니다. 식당 구조가 중간에도 자리가 있지만, 양쪽으로 편한 일자형 의자를 배치해서 보통은 이 자리가 편하다 보니 여기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앞을 보니, 중간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한 여성분이 있습니다. 아마도 같은 동료로 보이는 남자직원이 다가가서 짧은 말 한마디를 건네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여자분의 얼굴에 미소로 피어납니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중간중간 미소지으며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봅니다. 아침식사에 누군가의 미소를 본다는 게 참 기분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금요일이네요. 제게 따뜻함을 준 그 분께 오늘 감사의 마음과 행복한 하루이길 바래 봅니다. 가족들에게 문자 넣어야겠어요~

낙서장 2023.09.01

이번 생은 너희랑 만나서 좋아~

어제 큰 애가 퇴근 무렵 전화가 오더군요. “아빠, 여기 막시모뚜띠 바지가 있어. 근데 가격이 2만원밖에 안해.” “그래? 그럼 사이즈가 없겠지.” “그래도 모르잖아.” “그럼, 저녁 먹고 가서 볼까?“ 이렇게 해서 서둘러 저녁을 먹고, 킴스클럽에 장을 보러 가게 됐습니다. 예상처럼 가격은 착하지만 옷이 너무 커서 살 수는 없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큰 애가 하는 인턴회사가 네스프레소라서 자연스레 이 회사가 화제가 됩니다. ”너희 회사 모델 조지 클루니는 니가 보기엔 어때?“ ”멋지긴 한데 이제는 나이가 너무 많지 않아?“ ”그렇긴 하지. 조지클루니는 원래 비혼이었잖아. 지금 와이프분을 만나서 50대에 결혼했다던데.“ ”그래? 그 와이프 매력이 상당한가 보네.“ ”다음 생은 조지클루니처럼 살아보고 ..

낙서장 2023.08.29

소유의 이유 (순자산 순위를 보면서)

한국의 순자산 백만불 이상 갖고 계신 분들이 참 많네요. 최근 투자은행 CS가 발표한 순위입니다. 이런 순자산 순위 말고 우리가 정말 귀기울여야 하는 건 소유의 이유 아닐까요? 누군가 얘기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부자가 된 다음에는 뭘 하실거에요?”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야죠.” “그럼 가족, 친구분들과 지금 그렇게 지내시면 되잖아요?” “지금은 돈을 벌어야 해요.” “그럼 돈을 버신 후에 가족과 친구분들이 함께 해 주실까요?” 주변을 보면, 돈을 벌고, 소유하는 것 자체가 목표입니다. 왜 돈을 벌어야 하고, 소유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 부자이더라도 불행합니다. 소유 자체가 목표가 된 분들은 그 이유가 없기에 결국 불행합니다. 나와 아이의 꿈을 알고, 어루만지면서 함께..

낙서장 2023.08.18

아름다운 가게

와이프님이 둘째랑 미국 가기 전에 준 숙제꺼리를 요즘 하나씩 하는 중입니다. 그 중 하나가 옷 기부에요. 둘째가 안 입을 옷들이랑 그 김에 자기 옷들도 정리해 뒀더군요. 옷가지를 종이백에 산처럼 쌓아놔서 들고 가다가는 종이백이 터질 지경이에요. “나 오기 전까지 기부해.” 이렇게 숙제 주고 간 와이프님 명이니 오늘 시간이 될 때 해치워야겠죠. 집 근처에는 아름다운 가게가 두 곳이 있습니다. 한 곳은 교대역 근처고 공휴일에도 옷을 넣는 기부함이 있는 걸 압니다. 헌데, 가깝기는 압구정역 뒤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인데 기부함이 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그동안 옷을 가져다 줄 때마다 직원이 계셔서 기부함을 써보질 않았어요. 뭐 어떻게든 되겠죠. 그렇게 길을 나섭니다. “역시…” 옷꾸러미 두 개로 만들어서 들고..

낙서장 2023.08.15

인생은 마라톤에 대한 또다른 생각

오늘 점심에 팀원들과 함께 하면서 화제가 런닝 (running)이었습니다. 최근 팀원 한 명이 전문 런닝화를 30만원에 구입했다길래 모두가, “런닝화가 생각보다 비싸요.” “모든 운동은 장비빨인가요?” 등등 얘기가 많았습니다. 그 팀원도 함께여서 자연스럽게 런닝이 주제가 되더군요. “런닝을 어떻게 뛰어?” “퇴근해서 6km 정도 뛰고 있어요. 근데 제 체력이 많이 안 좋더라구요. 천천히 뛰어도 금방 심박수가 올라가더라구요.“ ”그럼 6km 뛰는 것도 쉽지 않겠네. 혼자 뛰는거야?“ ”아뇨, 마라톤 런닝 클럽에서 같이 뜁니다. 세 종류가 있는데 시속 6km, 시속 12km, 시속 20km가 있어요. 저는 이 중에서 제일 느린 걸로 하는데도 따라가기 바빠요.“ ”그래도 열심히 뛰는 모습이 보기 좋네.“ 그러..

낙서장 2023.08.08

It's you - Sezairi

큰 애는 저와, 둘째는 와이프와 Spotify premium을 연결해서 듣고 있어요. 그때 그때 좋아하는 노래를 언제든 들을 수 있는 게 좋습니다. 최근에 꽂힌 노래는 Sezairi의 "It's you"에요. 노래쪽 전문가는 아니지만 피아노 선율에 어울리는 감칠맛 나는 목소리가 너무 좋군요. 일요일 아침에 잠깨기 위해 틀어 놓고 노랫말을 흥얼거려 봅니다. ​ Here we are under the moonlight. I'm the one without a dry eye 'Cause you look amazing I'm sorry for whatever I've caused Before today I knew I felt lost But now you're my lady So take my hand now..

낙서장 2023.08.06

아버지 팔순 점심

오늘 아버지 팔순을 기념하며 가족 모두가 모여 점심을 했습니다. 원래 생일은 8월이긴 해도 아직 날짜가 좀 남아 있지만, 가족 모두 일정을 맞춰 주말에 모일 수 있는 날이 오늘 말고는 안되더군요. 당사자가 아버지이시니 식당은 어디가 좋겠는지 말씀 나누고, 고르고 고르다 “오월식당”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룸으로 되어 있지는 않아도, 분리된 공간에 예약해 준다고 해서 여기로 선택했습니다. 식사 후에 “상장?” 증정식을 해야 하니 룸이 필요했거든요. 가족 모두 모여 다양하게 메뉴 선택해서, 함께 나눠 먹다 보니 이렇게 식사하는 것도 괜찮네요. 다만, 시간을 1시간50분으로 한정해 놔서, 약간의 시간 부담이 있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식사 얼른 마치고 조촐하게 수여식도 했습니다. 상장 준비할 때는 몰랐는데..

낙서장 2023.08.05

다들 조심하시죠…

퇴근 길에 이런저런 기사를 읽다 보니 오늘 발생한 서현역 칼부림 사고 기사를 특보로 다루는 해외 언론사들이 많군요. 세상이 참 흉흉합니다. 서구권에서는 총기사고에 익숙하니 오히려 이런 사고가 눈에 띄기는 할 겁니다. 차량으로 돌진 후에 칼을 휘두르는 모습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장면인데 실제 발생했다는게 놀랍긴 합니다. 분당에 계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연락 드리면서 그저, “외출할 때 조심하세요.” 라고 말씀드리는데 무력감이 듭니다. 도착한 지하철역 개찰구 앞에 있는 외국인 가족의 해맑은 얼굴을 보면서, 글로벌하게 인정받던 한국 치안도 이렇게 구멍나기 시작하나 싶구요. 내일부터 혹시 모르니 가방에 단단한 우산 하나 챙겨놔야 겠어요. 호신용으로는 약하지만 그래도 없는 거보다는 낫겠죠. 다들 조심하시죠..

낙서장 2023.08.04

오랜만에 가족완전체

큰 애랑 자정 넘어 인천공항에서 집에 오니 오랜만에 네 가족 완전체가 됐습니다. 자정 넘은 시간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프다고 성화에요. 그런 큰 애를 위해 두부조림, 열무김치에 조졸한 야식 파티입니다. 그렇게 펼쳐놓고 큰 애랑 와이프는 수다삼매경입니다. 밥을 먹는 거라기 보다 이런저런 얘기가 더 많습니다. 내일 아침부터 첫 회의라 저는 눈을 붙여야 하는데 둘의 수다가 끊이질 않아요. 얘깃소리와 웃음이 집안 가득합니다. 가족 모두가 모인 지금이 참 좋습니다.

낙서장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