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67

메기녀, 메기남...

와이프랑 둘째가 하트시그널 시즌4에 푹 빠져 저녁 시간 내내 시청을 하는군요. 둘이 함께 시청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옵니다. 다른 일 하다가도, '지금은 그만 보는 거 맞겠지?' 하면서 가보면 여전히 함께 보고 있어요. 정말 푹 빠져서 봅니다. 그래서,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거야?' 하면서 잠시 함께 보게 됐습니다. 출연진들이 일반인이라고 하는데 연예인 뺨치게 선남선녀이더군요. 매력 뿜뿜에 묘한 긴장감까지 느껴지니 좋네요. "그래서, 둘째 너는 여기 출연자 중에 누가 제일 맘에 들어?" "응, 나는 저 분.." "니 여사친인 리아가 더 나은 거 아냐?" "이 분들 중에 고르라고 하니깐..." 그러면서, 재미있는 용어를 얘기합니다. "이번에는 누가 메기녀, 메기남일까?" "메기녀, 메기남이 뭐야?" "..

낙서장 2023.05.29

스테파노 성인 : 쪽 팔리게 살지는 맙시다.

삶은 태어나면서 부모님에 의해 정해지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어려서의 삶의 배경, 이름, 육체, 성별, 성격, 유전, 교육 등... 이런 영역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면서 어쩔 수 없이 정해지는 부분들입니다. 그리고, 종교도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저도 모태신앙으로 천주교를 믿고 있습니다. 외조모님이 천주교에 신실하셨고, 그 영향으로 어머니도 천주교에 신실하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어려서 세례를 받고 매 순간 감사와 의지를 당신과 함께 하면서 하느님과 성모님께 믿음을 쌓아오고 있습니다. 제 세례명은 스테파노입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스테파노 성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 깨닫게 됐습니다. 오늘 주보를 통해 스테파노가 하느님의 믿음 속에서 순교하신 성인이라는 사실을 처..

낙서장 2023.05.28

나는 지금 어느 Zone에 있나? [Learning Model]

모두가 성장을 위해 노력 중이지는 않습니다. 보통의 성공모델이 경험, 인정이 쌓이면 내가 쌓아 놓은 그 위치, 경력에 안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과연 어느 Zone인지가 참 중요합니다. facebook (지금의 Meta)에서 근무하다 start-up으로 옮겨서 엔지니어링 리더를 맡고 계신 분의 인터뷰 영상 속에서 Learning Zone 모델에 Zone에 대한 명칭을 바꿔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한참 웃었습니다. 보통은 아래의 Learing Model에서 Panic Zone은 미지의 영역이란 의미로 많이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WTF Zone이라 얘기하나 봅니다. WTF.. 욕입니다. 욕이 나올 정도의 Zone이고, 나에게 엄청난 도전의 영역이고, 심지어 좌절을 주는 영역입..

낙서장 2023.05.28

서울의 night life, Aruba의 night life

trip advisor에서 몇 년간 전세계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선정되어 유명했던 곳이 eagle beach입니다. 네덜란드 식민지령인 Aruba라는 섬나라 얘기입니다. 캐리비안 바다의 정취, 난파선에서의 스노클링도 이채롭지만 가루처럼 부서지는 이글비치의 모래사장은 지금도 즐거운 기억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섬에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나..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유 중 하나는 분명 night life일 겁니다. 따가운 낮햇살에 모두가 뿔뿔이 즐기다 밤이 되면 시원해진 공기와 함께 인산인해의 길거리에 사람들의 북적임이 참 인상적이었죠. 미국이나 유럽도 밤거리가 안전한 곳이 많지 않은데 볼거리, 먹거리가 끝없이 펼쳐지는 모습은 아마도 여길 찾는 이유 중 하나였을 겁니다. ..

낙서장 2023.05.23

풍진 공부

일본에 있는 큰 애가 몇 주 전부터 몸에 발진이 나서 잠을 못 자겠다고 합니다. 멀리 떨어진 가족이 아플 때 못 도와주는 맘이 속수무책 중 하나에요. 처음에는 뭘 잘못 먹은 거 아니냐면서 두드러기를 의심했습니다. 손과 팔에 붉은 발진이 사진으로만 봐서는 영낙없이 두드러기 같더군요. 하지만, 동네 병원에서는 두드러기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잡아내지를 못 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를 않아 다른 병원을 가보라고 해서 갔더니 뜻밖의 얘기를 합니다. “피검사 해 봐야 하겠어요. 풍진인 거 같아요.“ 일본은 피검사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나 봅니다. 그렇게 며칠을 ‘풍진이 뭐지?’하면서 온 가족이 풍진 공부를 했습니다. 법정2종 전염병이면서 산모가 걸리면 태아에 위험해서 조심..

낙서장 2023.05.23

응석

오늘 팀원 장례식장에 왔습니다. 전문대 졸업하자마자 입사하다 보니 큰 애와 나이가 같은 막내 팀원의 조부상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면 저의 아버님뻘 되시는 분의 장례식이겠더군요. 그 팀원의 인생에서 이런 이별의 아픔은 첫 경험이라 앞으로도 많이 기억이 날 겁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깐요. 그렇게 조문 와서 그 팀원이 흘리는 눈물을 보니 짠한 마음이 듭니다. 저도 그렇게 처음으로 보냈던 할아버지, 두 번째의 아픔으로 보낸 할머니의 기억이 새삼 들면서요. 아직은 건강하신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언젠가는 이런 이별을 저도, 저의 아이들도 하게 되겠죠? 함께 조문 온 다른 팀원이 한 마디 합니다. “아버지는 계속 내 곁에 계실 거라 왜 그때는 생각하고 매번 화만 냈는지 모르겠어요. 팀장님은 계실..

낙서장 2023.05.18

하룻동안 13가지 일꺼리 챙기기

존경하는 경제계 분들을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떠오릅니다. 한국을 이만큼 만드신데 정말 그런 분들의 기여가 없으셨다면 어려웠겠죠. 구인회, 정주영, 신격호 회장님 등.. 그 중에서 이병철 회장님도 빼놓을 수 없죠. 이 분의 전해지는 많은 야담 중에 항상 머릿 속에 두는 얘기는 ‘매일 그 날 챙길 13가지 정도 일꺼리를 아침에 기록하고 그 날에 꼭 챙기셨다.’는 말씀이에요. 하룻동안 13가지 일을 챙긴다는 게 젊어서는 무슨 모습일지 감이 없었죠. 이런 저런 경험이 쌓이니 하루동안 13가지 일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는게 엄청난 업무량이라는 걸 이해하게 됩니다. 요즘도 하루종일 쏟아지는 수백통의 이메일을 처리하면서 깊이 없이 지나가는 일의 홍수 속에 나의 일처리 방향을 지켜주는 건 이 원..

낙서장 2023.05.17

멋지게 살아봐요, 나와 맞게…

어제 좋아하는 선배들과 등산을 했습니다.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 오른 것도 좋았지만 함께 한 대표님의 올해와 내년 계획을 듣는 게 더 좋더군요. 하반기에 미국 서부 투어 하시고,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 모두를 방문하실 계획에, 내년은 미국에서 남미 주요 관광지 거쳐 아르헨티나까지 방문할 계획을 세워 놓으셨더군요. 그래서 대표님께, "매번 제가 따라 가고 싶은 인생의 멘토이자 목표이세요." 라는 말씀을 절로 드리게 됩니다. 멋지시더군요. 저 역시 저와 맞는 모습으로 나스러움을 지키면서 그렇게 멋지게 살아보고 싶어집니다. 무리한 행복을 쫓다 불행해지진 말고 말이죠. 이태리 분들이 매번 얘기하는, "오늘의 기쁨을 위해..“ 저도 그렇게 "오늘을 기쁘게..."

낙서장 2023.05.14

이별 연습

어제 둘째아이 미국비자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8월에 미국 가서 대학생활을 시작할 거라는 게 실감이 갑니다. “인터뷰는 어땠어?” “잘 본 거 같아.” “비자는 언제쯤 나온대?” “모르겠어.” 비자가 정말 언제 나올지가 궁금해서 한 질문은 아니죠. 8월이면 우리 품을 떠나는 아이에 대한 섭섭함에 한 마디라도 더 붙여보려는 거죠. 이렇게 조금씩 이별연습을 합니다.

낙서장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