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식목일, 나만의 나무심기…

kim패밀리 2023. 4. 5. 08:30

출근길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어제 퇴근할 때도 내리던 봄비가 오늘 아침까지 꽤 내리는군요.
이르게 찾아온 봄꽃들이 이 봄비에 잦아질게 아쉽지만 그게 자연이죠.

캘린더를 보다 보니 오늘이 식목일입니다.
4.5일에 나무 심으라고 휴일로 지정하고 나무 심던 때가 있었다고 하면 너무 옛날 사람이 되나요.

문득, 지난 달 만났던 선배와의 얘기가 떠오릅니다.
그 선배는 나무심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준비 중입니다.

“형님, 나무 심는 사업이 멋은 있는데 지금 하면 수익이 나올 수 있어요?”
“아니지. 당장 수입은 적을거야. 하지만 잘 준비하면 20년 후부터는 수익이 나지.”
“아, 그래요.. 20년 정도 투자해야 하는거면 좀 길긴 하네요.”
“그래도, 내가 키운 나무들 속에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 해 보고 싶어.”

그래서, 내가 지금 이 순간 준비하고 그리는 20년 후의 모습이 무얼까 두 눈을 감고 생각해 봅니다.

큰 애는 나중에 졸업하고 한국 내에 직장 잡으면 우리 근처에 터를 잡고 애 낳고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하루하루 삶의 고단함을 투정하는 걸 들어주면서, 애 돌보며 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둘째는 미국에 직장 잡으면 그곳에 누군가와 결혼하고 터를 잡고, 저와 와이프가 종종 오가면서 사는 것들 챙기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그때쯤이면 지금 살고 있는 다 쓸어져가는 이 아파트도 어떻게든 바뀌어 있겠죠. 첫째네가 오가면서 애들도 뛰노는데 부족함이 없었으면 좋겠군요. 가끔씩 둘째네가 한국 왔을 때 온 가족이 한 공간에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구요.
기왕이면 한강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함께 커피 한잔 하는 여유도 있었으면 해요.

이렇게 그리는 20년 후를 위해, 그리고 더욱 채우기 위해 뭘 하면 될지를 생각해 봅니다.
아직은 내 20년 후를 위한 나만의 나무를 생각하고 심어야하는 거군요.
여전히 그 작은 꿈과 바램을 심고, 물 주고, 보살피면서 조금씩 만들어가야 하는 순간입니다.

나만의 나무, 오늘은 제 꿈과 바램의 식목일입니다.

 

출처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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