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 도봉산 도전을 사패산 코스로 올랐습니다.
같은 해외지역에서 일한 선배님들과 함께 한 산행은 산행 이상의 즐거움이 항상 있습니다.
인생 정점을 찍어 보셨거나, 찍기 위해 달리시는 형님들과 함께 하는 자리이기에 인생의 맛과 멋이 있습니다.
의정부역에서 사패산 코스로 시작해야 도봉산을 제대로 보는 거라는 대장님 가이드에 따라 '치밀하게 준비된 코스'에 따라 오늘 일정을 소화할 겁니다. 자, 입구에서 정비부터 해 볼까요..

안내판을 함께 보는데 산 좀 타보신 선배 한 분이,
"10년 전에 오고 다시 안 올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오네. 오늘은 좀 힘들거야."
속으로는, '도대체 코스가 얼마나 힘들길래 저렇게 엄살이시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든 부딪히면서 즐겨왔으니, 그럼 오늘도 한번 제대로 즐겨보자구..'

집근처는 봄비에 벚꽃이 모두 졌는데 산은 그늘 때문인가요? 여전히 벚꽃이 흐드러집니다.
그렇게 벚꽃에 취해 있는데, 어느새 진달래 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막 피려고 하는 진달래들이 귀엽습니다.

멀찍이 서울 도시 전경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이제 제대로 코스를 따라 오르는 거겠죠.

이렇게 오르다 보니, 어느덧 사패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어, 뭐지? 힘들다고 했는데 너무 쉬운 거 아냐?'
어쨋든 기분 좋게 사패산 능선을 따라 정상에서 한 컷..


그리고 포대정상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도봉산은 지금 진달래 맛집입니다.
윤중로 벚꽃 같이 진달래가 양길에서 쭈욱 펼쳐진 모습이 정말 장관입니다.

포대능선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중간에 쉼터가 있더군요.

여기서 모두가 잠시 휴식..
가져온 먹거리들 먹으면서 영양 보충합니다.
산과 함께 하는 거라 그런지 중간 휴식하면서 오가는 대화와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선배님, 잉카트레일 가실 건가요?"
"응, 계획 중이에요. 일주일 코스로 고민 중이에요."
"잉카 트레인 초입부터 그럼 걸어가셔야 하겠어요. 중간에 내려서 3일 코스로 가는 사람들도 꽤 되더라구요."
그러자, 한 선배도 한 마디 거듭니다.
"그래서, 주페루 한국대사관이 규모가 꽤 커요. 매년 4만명씩 관광객들이 페루 방문을 하니 사건사고가 많아서 상주하는 대사관 인원이 많아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지금까지 인생 정점을 위해 워라벨 없이 거침없이 달려오신 선배님들이기에, 지금은 인생을 제대로 즐기시는 모습이 부럽기만 합니다.

허기도 채웠으니 다시 출발.
포대능선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웃고 떠들고 걷다 보니 어느덧 포대능선 정상에 도착합니다.

여기까지는 별로 어려움이 없는데 산 밑에서 왜 선배들이 겁을 준 건가 싶더군요.
그때 선배 한 분이
”이제 빽도 없습니다. No return입니다. 일방통행이라 중간에 돌아가지 못해요.“
그래서, ‘이제부터인가?’라고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됩니다.
하면서 Y계곡으로 들어서는데 막상 보니 장난이 아니네요.

서서히 Y계곡으로 들어서는데 멀찍이 바위틈 사이에 사람들이 낑낑거리며 오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코스를 개척한 분들도 대단하지만, 이런 코스에 이렇게 길 내고 가드 설치하신 분들도 정말 대단합니다.

아직 암벽 등반을 해 본 적 없지만 아마 이런 느낌 아닐까 싶네요.
설치된 가드를 짚고, 한 발 한 발 내딛는데 실족하면 바로 아래는 낭떠러지입니다.
이래서, 외길이고 못 돌아간다고 하신 이유를 알겠습니다.
양방통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간, 너무 위험하죠.
해서, Y코스는 사패산 능선 따라 포대능선을 통해 넘어와야만 경험해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신선대를 도착합니다.

한국산은 우리네를 참 많이 닮은 듯 합니다.
한국민족은 심심한 거를 정말 못 참습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것에 재미를 느끼는 민족이고, 그런 끼가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다양한 도전을 항상 즐깁니다.
도봉산 코스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코스와 꽃들과 바람과 사람과...
이렇게 마당바위를 거쳐 목적한 도봉산역까지 도착했습니다.
함께 한 선배가 그러시더군요.
“이 도봉산 코스 난 정말 강추. 강추는 해도 난 같이는 절대 안 올란다. ㅋㅋ”
서로 공감하면서 실컷 웃었습니다.
이렇게 6시간 넘게 한 산행을 마칩니다.
모두가 함께 하니 참 좋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정말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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