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에 팀원들과 함께 하면서 화제가 런닝 (running)이었습니다.
최근 팀원 한 명이 전문 런닝화를 30만원에 구입했다길래 모두가,
“런닝화가 생각보다 비싸요.”
“모든 운동은 장비빨인가요?”
등등 얘기가 많았습니다.
그 팀원도 함께여서 자연스럽게 런닝이 주제가 되더군요.
“런닝을 어떻게 뛰어?”
“퇴근해서 6km 정도 뛰고 있어요. 근데 제 체력이 많이 안 좋더라구요. 천천히 뛰어도 금방 심박수가 올라가더라구요.“
”그럼 6km 뛰는 것도 쉽지 않겠네. 혼자 뛰는거야?“
”아뇨, 마라톤 런닝 클럽에서 같이 뜁니다. 세 종류가 있는데 시속 6km, 시속 12km, 시속 20km가 있어요. 저는 이 중에서 제일 느린 걸로 하는데도 따라가기 바빠요.“
”그래도 열심히 뛰는 모습이 보기 좋네.“
그러다 문득 인생의 마라톤이 갖는 의미도 이런데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보통은 인생을 마라톤으로 비유하는 건 장기 레이스이니 초반에 힘 빼지 말고 전체적으로 발란스를 잘 가져가서 완주할 수 있게 하라는 의미이긴 합니다.
이 친구랑 얘기하다 보니 또다른 인생의 마라톤 의미는 내가 뛰고 싶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내 주변을 셋팅하는 건 아닐까 싶어요.
결국 인생은 혼자만의 레이스는 아니죠.
나를 그렇게 달릴 수 있게 하는 내 가족, 친구, 선후배 등 내 주변의 환경 역시 중요하죠.
그럼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시속 6km 클럽과 함께 하는 걸까요?
아님 마라톤 속도인 시속 20km 클럽에 함께 하는 걸까요?
그렇다고 시속 6km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죠.
내가 시속 6km로 달리는 것도 무리인데 시속 20km로 달리면 곧 탈진하고, 낙오할 겁니다.
반대로, 시속 20km로도 충분히 뛸 수 있는데 시속 6km로 뛰고 있는 중이면 마라톤이 주는 감동을 제대로 못 느끼겠죠.
어쩌면 행복하고 불행하다는 느낌도 이런데서 오겠죠.
결국 나 자신을 잘 알아야겠군요.
나와 좀더 대화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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