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본가인 분당을 다녀와야 하다 보니 미사를 볼 시간이 애매해져 버렸습니다.
잠원성당은 미사시간이 오전 9시, 11시 두 개뿐이라 오전에 다른 일정을 하게 되면 미사 참여가 어려워요.
그래서, 명동성당은 어떤가 하고 미사시간을 알아 보니 12시 미사가 있네요.
'그럼, 명동을 가볼까?'
이렇게 오랫만에 명동 나들이를 하게 됐습니다.
분당에서 출퇴근 할 때 많이 이용했던 9401번 버스로 명동성당에 너무 쉽게 도착해서 살짝 놀랬어요.
이렇게 쉬웠는데 그동안 몰랐었네요.
어려서 명동성당은 다른 한국성당과 상당히 다른 유럽식 건축양식이 주는 색다름으로 매번 찾을 때마다 감동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때와는 또다른 감동이 느껴집니다.
파리에 성탄절과 연말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때 찾은 성당이 마침 미사시간이어서 온 가족이 미사를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단촐한 기타 반주에 여성분 솔로로 성가를 부르며 진행된 미사는 경건함 속에 깔끔하며 아름다운 여성보컬로 기억됩니다.
오늘 명동성당은 오르간 반주에 성가대의 웅장한 노래가 함께 한 순간이었습니다.
가끔씩은 찾아와야 하겠어요.
오랫만에 명동 나들이인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죠.
그래서, 와이프님이 좋아하는 명동교자를 찾았습니다.
지금 와이프는 둘째 케어한다고 해외 나가있고, 큰 애는 대학 친구들이랑 점심 약속이라 혼자지만, 여기는 혼자 식사에도 불편함이 없어 좋아요.
역시 배신 없는 맛입니다. 면사리에 밥까지 추가했어요.
겉저리의 알싸하게 오는 뒷맛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남김없이 모두 먹고 나니 든든합니다.
명동 나들이,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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