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의 핵심은 뭘까?
자신들의 상품을 최대한 구설수에 휘말리게 하는 자극성이고, 그렇게 이목을 집중시키더라도 그에 따른 법적, 비용(벌과금) 측면에서의 제재가 약한 경우 선택하는 마케팅 방법입니다.
그렇게 구설수 때문에 올라간 인지도가 부정적 이미지가 아니냐라고 볼 수 있지만, 일반 대중과 실수요자는 호기심과 관심이 늘기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는 충분히 고려 가능한 옵션이긴 합니다.
단, 법적 제재 측면에서 뭔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지는 철저히 따지고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더 팰리스 73이 마케팅 메시지로 던졌던
"불평등을 꿈꾸는 당신에게..."
라는 광고문구는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해당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했습니다.
물의를 빚었다는 사과를 하긴 했지만, 마케팅적 효과는 아마도 기대 이상이라고 생각할지 모를 일입니다.
근처 미도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몽마르뜨 언덕에 산책겸 해서 노닥거리면서 오르고 난 다음 서래마을로 내려가 식사하는 일정을 주말에 종종 하는데, 어제 그렇게 산책하는 중에 이 친구도 이 얘기를 하더군요.
"그거 알아? 팰리스 호텔 개발해서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온다던데?"
"모르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 의도했는지 어쨋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이즈 마케팅 효과는 확실한 거 같네."
"넌 어떻게 생각해? 분양 성공할까?"
"잘 모르지. 입지만 놓고 보면 좀 애매하긴 한데, 판매 target이 다르니깐. 반포랑 서래마을까지 낙수효과는 있겠지."
그래서, 집에 와서 더 팰리스 73 관련 기사와 글들을 읽어 보니 재미있는 점들이 보이더군요.
반포 입지가 맞나?
사실 더 팰리스 73이 들어서는 위치는 생활권이 반포와 서래마을 양쪽을 이용 가능한 곳입니다.
주소지가 반포동 63-1로 되어 있으니 반포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사평지하차도로 반포와는 분리가 되다 보니 그동안에도 가격 움직임은 서래마을쪽 아파트와 비슷하게 움직여 왔습니다.
왜냐하면, 사평지하차도가 래미안퍼스티지와 사이에 있어서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서는 래미안퍼스티지쪽으로 넘어오기가 어려워요. 마치 반포리체에서 원촌초등학교로 넘어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다 보니 초품아인 반포자이 가격대가 반포리체보다는 높은 이유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더 팰리스 73은 개발 후에 반포 접근성이 있긴 하지만 횡단보도 때문에 서래마을쪽으로 생활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좀더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상합니다.
그리고, 서울성모병원이 보이는 게 어떻게 작용할지도 모르겠어요.
미도아파트 가격대가 낮은(?) 이유가 이 병원 근처라는 점 때문인데, 더 팰리스 73에는 이런 점이 작용할지 여부를 잘 모르겠더군요.
분양 가격
그럼 왜 이 입지를 선택해서 개발하는 걸까를 보니, 흑석동에 마크힐스가 과거 분양 성공한 때문 아닌가 싶어요.
흑석 마크힐스는 김연아, 현빈 등이 구입해서 살다가 지금은 매각해서 나온 곳인데, 입지와 마케팅 소구점이 더 팰리스 73과 유사합니다.
바로 한강뷰에 반포 근처입지라는 공통점입니다.
흑석 마크힐스는 83평이 43억 실거래가를 찍은 게 21.11월인데 지금 나온 매물이 아직 팔리지는 않았지만 85억으로 확인됩니다. 평당 1.02억원 수준입니다.
정확한 분양가는 공개되지 않지만 80평형이 150억대 수준이라고 하니 평당 1.875억 수준을 계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Something New
그래서, 더 팰리스 73은 뭔가 고급스러운 마케팅 포인트가 더 필요했을 것이고, 그걸 Richard Meier가 최초로 한국에 설계한 주거용 아파트라는 점으로 얘기합니다.
뭐랄까... 본인이 사는 집이 거장의 예술작품이 될 것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얘기하는 거죠.
Richard Meier는 프리츠커상을 1984년 수상한 미국의 추상 예술가이자 건축가입니다.
프리츠커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저명한 상인데 40대에 수상한 것은 대단합니다.
이후,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게티 센터 등을 건축했고, 흰색을 두드러지게 사용하는 특징이 있지만 New York에 설계한 685 First Avenue는 블랙 유리의 검정색이 오히려 상징성을 갖는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이런 유명세 때문에 모교인 코넬대에서도 그의 이름을 딴 교수직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건축가와 계약해서 프로젝트 진행하는 게 부담스러웠을텐데 대단하네.'라고 생각하던 중에,
'아, 이래서 이 분과 협업을 할 수 있었겠구나." 싶어지는 내용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Richard Meier는 `18.3월 뉴욕 타임즈가 그의 성폭행, 성추행 사실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모든 직함과 코넬대 교수직에서도 영구 사직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교수직, 건축회사에서도 물러났더군요.
그가 몸담았던 건축회사인 Richard Meier & Partners는 `21.6.23일 공식적으로 그의 사임과 조직 개편을 발표했습니다. 해서, Richard Meier가 디자인한 건물이라기 보다는, 그가 설립한 회사인 Richard Meier & Partners의 현재 사무소 중 한 곳과 협업하는 작업이 아닐까 싶어지더군요. 기존 Richard Meier & Partners도 미투 이슈 때문에 이후 뉴욕사무소는 Meier Partners로, LA사무소는 STUDIOpractice로 각각 독립했습니다. 한국도 미투에 예민한데 Richard Meier를 너무 내세우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싶은 걱정이 살짝 듭니다.
내용을 뜯어보면 뜯어볼 수록 시행사가 하고 있을 고민의 속살들이 보입니다.
그래서, 의도한 노이즈 마케팅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이구요.
그럼에도, Richard Meier의 디자인을 계승한 경우 그간의 작업물들이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던 건 사실로 보이니 기대가 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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