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아지트 (부제 : 초여름 한강)

kim패밀리 2023. 6. 3. 13:51

아지트의 어원은 러시아어 아기트푼크트 (어렵네요.. ㅠ)에서 왔다고 합니다.

구소련에서 대민 사상교육과 선동을 담당한 교육센터를 의미했다네요.

그러다, 비밀 작전 수행을 위해 작전 지역 내에 마련한 소규모 접선 장소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다가, 요즘의 의미는 일반 개인들이 개인적으로 즐겨 찾거나 자주 머무르는 장소로 주로 사용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 아지트는 보통 스벅입니다.

집주변은 보통 반포역 근처 스벅에서 저녁 무렵 생각꺼리 정리하기 위해 앉아 차 한 잔하면서 밀린 생각을 정리하곤 하죠. 해외 주재생활 할 때에는 사무실 1층에 있던 스벅을 참 좋아했습니다.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 챙겨 올라가서 오후의 에너지를 내곤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참 좋아했던 스벅은 이스탄불 스벅이었어요.

보스포루스 해협을 발끝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여서 장기출장 가면 주말에 어김없이 호텔에서 노트북 하나 챙겨서 여기로 향했습니다. 바다라서 갈매기가 근처에 날던 모습이며, 야외 테라스에서 일하다 너무 사람이 넘쳐나면 2층으로 자리 옮겨서 일하곤 했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Tripadvisor에서도 이스탄불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벅으로 종종 추천하는 곳이기도 하구요.

 

Tripadvisor : 이스탄불 스벅 전경

토요일 아침 게으름피우면서,

'집 근처에 주말 먹을만한 브런치 레스토랑이 없을까..?'

라는 맘으로 살펴보다 이스탄불에서의 느낌 가득한 스벅 한 군데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아니, 집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싶습니다.

앞으로 여기를 아지트로 해야 하겠습니다.

반포역 옆에 스벅한테는 미안하지만 말이죠.

 

물씬 여름 느낌이 나는 햇살 가득한 한강고수부지를 들어서면서...

 

이건 뭐죠? 거북이 위에 난로인가요?

 

초록의 색깔도, 꽃들의 노란색도 좋습니다.

 

초록 사이에 노랗고 하얀 꽃들이 나 여기 있다고 하는 것 같네요.

 

한강과 함께 하는 먼 발치의 남산타워, 하늘이 눈이 부셔요.

 

스벅에서 보는 넘실거리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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