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서촌을 즐기다.

kim패밀리 2023. 3. 5. 02:17

날이 포근할 때면 집근처 한강고수부지를 따라 청담이나 잠실까지 걷는 걸 좋아합니다. 선선한 강바람에 남산 너머로 보이는 저녁 노을과 함께 걷는 건 항상 제게 주는 휴식이자 보상입니다.

직촬 : 작년에 찍은 남산 배경 석양

 

그래도, 아직은 한강변 바람은 쌀쌀해서 서촌으로 목적지를 잡았습니다. 뚜벅이가 좋은 건 충분히 즉흥적일 수 있어서죠. 계획없이 발길 닿는대로..

서촌 참 오랫만입니다.

애들 어릴 때 와 보고 최근에는 올 일이 없었는데 동네모습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옥, 구옥, 신축이 아기자기 함께 하는 모습은 이질적이라기 보다는 어쩜 이렇게 서로에게 섞여 있을까 싶어요.

직촬 : 첫 골목에서 마주한 Daelim Museum

골목의 매력은 항상 다음을 알 수 없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꺾인 다음 길의 장면을 기대하게 합니다.

직촬 : 아트사이드 갤러리

아트사이드 갤러리 건물의 복도 전면 유리는 구조물로 반쯤 가린 모습입니다. 뭔가 보여줄 것들이 많지만 다 보여주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는 듯 합니다. 서촌에 소규모 갤러리들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서로의 색깔과 개성도 다른 듯 합니다.

직촬

한창 건물을 지어보기 위해 공부하며 이것저것 알아볼 때 반투명소재를 이용해 건축상을 받았던 건물을 방문하고 인상이 깊었는데, 그 소재로 지은 건물이 있습니다.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이 밀려옵니다.

각자 건물은 지은 분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뭔가를 감추고 싶다는, 또는 보여주고 싶다는..

직촬 : Osteria Sotti

해외 주재하면서 직원들, 가족들이랑 현지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그 음식을 좋아하게 되더군요. 해산물 베이스의 스페인, 페루음식은 참 맛있습니다.

현지 사무실 앞에 있던 역사가 60년된 스페인 식당은 이베리코 베죠따 하몽이랑 또르띠야 에스파놀라(Tortilla Espanola, 일종의 감자파이), 먹물 빠에야가 주메뉴였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이런 식당은 찾질 못했는데 이태리 식당은 그래도 몇 군데 눈에 띄입니다.

Osteria Sotti는 이태리 식당인데 친구들이랑 방문해 보자고 했었는데, 마침 여기 있더군요.

이태리식 스테이크나 구운 문어 요리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직촬 : Barbershop

서촌에 왠 이발소(Barbershop)가 있나 해서 발걸음을 했는데 옷가게입니다. 속으로 한참 웃었습니다. 

이런 참신함이 좋습니다.

직촬

이건 뭔가요?

땅의 모양새를 생각하면 이렇게 모서리 자리를 내준 집은 앞으로도 건축이 쉽지 않겠다 싶으면서도, 동네 쉼터 역할을 하는 이 나무의 위치가 느껴집니다.

직촬

건물의 벽면을 빗줄기처럼 꾸민 이 집의 주인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 집니다. 건물 이름이 lazy hawk인데 전혀 게을러 보이지 않습니다.

직촬

구옥 건물을 renovation한 건물과 신축건물이 묘하게 비교됩니다. 둘다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구옥과 renovation 부분이 함께 보이는 왼쪽 건물에 더 마음이 가는 이유는 뭘까요?

직촬

서촌에 오면 뭐니뭐니 해도 통인시장이죠. 그리고, 통인시장 명물은 역시 기름 떡볶이구요. 

애들 어릴 때는 이 앞에 지나갈 일 있을 때 종종 들렸는데 그 여사장님은 어느새 할머니가 되서 옆에 계시고 아드님이 주문 받으면서 열심히 떡볶이를 볶습니다.

직촬

식당 따뜻한 구들목에 앉아서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기름떡볶이 맛을 음미해 봅니다.

오래 이 자리를 지켜주세요.

오랫만에 발걸음을 해도 기분좋은 서촌이 참 좋습니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가치는?  (0) 2023.03.12
과달루페 성모마리아  (0) 2023.03.05
애들이란 참...  (0) 2023.03.04
폴란드의 민족시인, 루제비치  (0) 2023.03.01
나 자신을 믿자.  (0) 202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