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말벡(malbec), 그 남성적인 와인...

kim패밀리 2023. 2. 28. 22:46

'좋은 사람과 와인 즐기기'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만으로도 좋지만, 와인이 있으면 정말 더 좋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공부해 가는 와인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매력적인 와인품종이 말벡 (malbec)입니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와인품종으로 짙은 색깔에 강한 향, 목넘김, 그리고 오크향, 가죽향이 나는 정말 남성적인 와인입니다. 이태리 후손으로 이뤄진 아르헨티나스러운 와인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맘에 드는 지인들과의 모임에는 종종 와인을 챙겨가서 즐깁니다.

이럴 때 어울릴만한 말벡 브랜드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해외라면 주저하지 않고 Catena Alta를 꼽았을 겁니다.

하지만, Catena Alta 판매가가 꽤 되더군요. 현지에서는 45불 가량하는데 한국은 11~12만원 수준입니다.

그래서, 판매가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런 종류 와인은 보통 7년쯤 되면 와인이 묵기 때문에 그냥 먹으면 원래의 향취가 올라오지 않다 보니 가격이 내려옵니다. 기다리시다 보면, 가격이 아마도 현지 가격 수준으로 내려오는 시점이 있을 겁니다. 그때 구입해서 잘 디켄딩해서 마시면 괜찮습니다.

Catena Alta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와인 좀 드셔본 분들은 Robert Parker라는 와인평론가를 잘 아실 거에요.

워낙 까다로우신 분이고, 그래서 이 분이 평가한 와인점수를 토대로 와인을 구입해서 즐기면 큰 실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죠.

비싼 데 맛 없으면 사기고, 비싸고 맛 있으면 당연한거고, 적정한 가격인데 맛 있어야 행복해 지는 거죠.

그래서, 적정한 가격에 괜찮은 와인 찾아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Catena Zapata 와이너리는 1902년부터 시작된 100년이 넘은 남미와인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에요.

워낙 한국에는 칠레 와인이 강세이지만, 아르헨티나 와인도 숨은 강자입니다.

칠레 와인은 수출하기 위해 만들고, 아르헨티나는 자국민이 마시기 위해 만든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르헨티나 와인은 자국민이 주로 즐기고, 수출물량은 적습니다.

Robert Parker는 괜찮은 와이너리는 꼭 방문을 하신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분이 방문한 와이너리였다는 것만도 명성에 도움이 된다나요.

마치, 미슐랭 평가를 받고, 별까지 받으면 대단해 지는거랑 비슷합니다.

Robert Parker가 칠레는 방문한 와이너리가 없고, 남미에서는 오직 Catena Zapata만 방문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와이너리길래 그런지를 살펴보니 과연 역사가 참 흥미롭습니다.

위 가계도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분이 두 분입니다.

Nicolas Catena Zapata와 Laura Catena Zapata입니다.

Nicolas Catena Zapata는 아르헨티나 와인을 세계 지도에 당당히 올려놓은 분으로 평가합니다.

그것도 품질에 기반해서 말이죠.

안데스 기슭에 Mendoza라는 지역에서 어떻게 말벡을 재배했길래 그랬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적의 재배지를 찾았고, 그러면서 5,000피트 고도에 정착하게 됐다고 합니다. 약 1500m 고지입니다. 100m를 오를 때마다 온도는 1도씩 떨어집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극한의 고도로 경작지를 끌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말벡의 맛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요. 깊고 잉크 같은 색상을 가지고, 놀랍도록 부드럽고, 복합적인 맛을 주면서 낮은 pH와 강렬한 꽃과 붉은 과일향을 주게 된 거죠.

말벡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입 안에서의 즐거움, 목넘김, 그리고 찾아오는 긴 향기의 여운이 좋다고 합니다.

정말 강렬한 와인입니다.

"높은 고도의 포도밭을 성공적으로 탐사하고, 엄격한 품종 선택을 통해 전체 Mendoza 지역이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을 위해 노력하도록 영감을 주었다." - 제임스 비어드 재단이사

"아르헨티나 와인이 세계 무대에 등장한 것은 Catena의 비전과 그가 딸의 도움을 받아 수출용 와인의 품질을 변화시킨 방식에서 시작되었다." -아르헨티나의 Diam Andes 및 Chateau Malartic-Lagraviere

이런 변화는 Nicolas Catena Zapata에 의해 가능했죠. 이 분은 UC Berkeley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셨던 분입니다. 인생궤적 변화가 참 극적입니다. 미국 명문대학 교수에서 아르헨티나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재로 변신한 것이니깐요.

출처 : Catena Zapata 홈페이지
 

그리고, 이 분의 딸인 Laura Catena Zapata도 참 대단합니다.

하버드대학을 거쳐 스탠포드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이력도 대단하지만, 이런 학문적 성취를 뒤로 하고, 아버지가 부르자 다시 아르헨티나로 내려와서 새로운 도전을 해 가는 모습도 아버지와 너무 닮았습니다.

Laura Catena Zapata는 토양연구, 일명 떼루아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같은 포도원의 짧은 거리 내에서 물리적 및 화학적 토양 차이가 모두 존재하여 결과적으로 각 포도밭은 매우 특징한 맛과 향을 가진 고유한 와인의 원산지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우리는 와인의 품질을 100% 떼루아에 귀속시키는 고전적인 프랑스 개념에 깊이 파고 들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와인과 경쟁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드는 엄청난 작업에서 이는 진정으로 혁명적인 단계입니다."

-Laura Catena Zapata

참 멋집니다. 과감한 도전으로 일군 지금의 모습과 거기에 어울리는 와인의 맛이라니..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와인으로 항상 꼽습니다.

출처 : Catena Zapat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