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고 도전하기? or 미진하지만 도전하기?
큰 딸의 요즘 고민꺼리 상담하느라 바쁩니다.
한국 내 공기업 인턴 offer를 받았는데, 이걸 하는 게 맞겠냐, 아니면 다른 인턴 기회를 기다리는 게 맞겠냐를 갖고 매일 같이 상의를 해 옵니다.
딸애한테는 행복한 고민은 그만 하고 도전하면 되지 왜 그렇게 고민하냐고 얘기 중입니다.
큰 애 답변은, 아직 일본어가 생각만큼 준비가 되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답입니다.
해서, "너는 한국사람이니 한국어는 기본이고, 영어, 스페인어가 원어민 수준에 일본어도 초급 이상은 되는 거니깐 문제 없는 거 아냐? 일본어가 부족하면 계속 공부해 가면 되는 거 아닐까?"라고 얘기 중입니다.
큰 애가 와세다대학 국제학부(SILS)에 재학 중인데, 이 과정이 연대 언더우드와 비슷합니다. 영어가 더 편한 아이인데, 일본어 공부한다고 머리 좀 아픈 모양입니다.
저를 돌이켜 봐도, 제대로 뭔가를 준비하고 기회를 기다릴 때 내가 원하는 기회는 비껴 나갔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의 준비상태와 내가 원하는 기회가 정확히 일치할 수 있다면 그건 큰 행운이죠. 대부분은 둘이 제대로 일치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사실 큰 애의 고민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닙니다.
좋은 기회는 맞지만, 그래서 도전했는데 준비의 미진함 때문에 그 기회를 날리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려울 수 있지 않냐는 걱정도 사실 맞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큰 애에게 해 주는 조언은,
"준비가 덜 되어 있어도 도전하는 게 아빠 생각에는 맞는 거 같아. 왜냐하면, 니가 준비가 되서 나중에 기회를 기다려도 그 기회가 오지 않으면 더 아쉽지 않을까 싶어."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전이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덜 준비되어 있지만, 뭔가에 도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 안에서 정말 잘 해내서 살아남고, 살아 남게 되는 게 말이죠.
"큰 딸, 아빠는 널 믿어.
도전해 봐..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고비를 넘겨 보면 그 다음은 이런 도전이 좀더 쉬워질거야.
그렇게 커가는 거란다."
